캄보디아항공 출범,‘국내선 독점’시장구조 개편되나
캄보디아항공 출범,‘국내선 독점’시장구조 개편되나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4.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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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그룹, 필리핀 산미구엘사와 손잡고 시장 진입



   캄보디아와 필리핀 굴지의 대기업이 힘을 합친 캄보디아항공(Cambodia Airlines)이 4월 2일 출범했다. 캄보디아 최대기업인 로열그룹은 필리핀의 거대 식음료기업인 산미구엘(San Miguel) 사와 캄보디아항공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출범 기념식을 했다. 이날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쏙안 부총리도 기념식에 참석해 높은 수준의 관심을 보였다.

캄보디아항공은 이르면 올해 6월에 프놈펜과 시엡립, 시아누크빌을 연결하는 국내선을, 10월에는 장거리 국제선을 운행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바탐방과 라타나끼리, 몬둘끼리 등 지방 중소공항 취항도 고려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국제허브 도시와 다른 동남아 국가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캄보디아항공은 봄바르디에(Bombardier, 캐나다)의 Dash-8 기종 2기를 국내선 항공편에, 에어버스(프랑스)의 A321 기종 2기를 우선 국제선 항공편에 투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세부 비행편 운영계획은 캄보디아 항공청(State Secretariat of Civil Aviation)에 수개월 내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국내선 독점’시장구조 개편

기존 캄보디아 국내선 항공편은 앙코르에어(Cambodia Angkor Air)가 독점하고 있었다. 캄보디아 국내선은‘프놈펜-시엠립’과‘시엠립-시아누크빌’두 구간으로, 2008년 기준 이용객이 17만 명에 달한다. 앙코르에어의 독점으로 따라 항공료가 높아지고 성장이 지체돼 2012년 기준 국내선 이용객은 15%가량 축소된 수준이다. 앙코르에어 국내선 항공료는 두 구간 모두 100달러에 가까워 상당히 비싼 수준이다. 이웃인 태국의 국내선을 살펴보면, 10여 개 항공사가 국내선 항공편을 운영해 항공료가 비교적 저렴하고 각종 할인행사가 많지만, 앙코르에어는 할인행사가 비교적 적다. 또한 태국의‘방콕-치앙마이’구간은 약 590㎞로, 캄보디아 국내선 2구간보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훨씬 저렴하다.

이러한 독점은 항공료 상승뿐 아니라 캄보디아 항공 산업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도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엠립-시아누크빌 구간은 높은 탑승률(Load Factor)을 기록하나 앙코르에어는 수용 능력을 보강하지 않았다. 또한 캄보디아 관광객 증가 등에 따라 공항확장계획이 추진되고 항공편 증설 필요성이 제기됐음에도 시아누크빌 공항의 국제선 취항을 추진하지 않았다.

이는 캄보디아 정부가 지분의 51%를, 베트남항공(Vietnam Airlines)이 나머지 49%를 소유한 앙코르에어의 특성상, 베트남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 항공컨설팅 전문업체인 CAPA(Centre for Asia Pacific Aviation)는 1월 18일자 분석자료를 통해, 지난해 12월 캄보디아 국경에 위치한 베트남 푸꿕섬에 국제공항이 신설돼 시아누크빌 국제선 취항 시 발생할 관광객 이탈을 우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앙코르에어와 캄보디아항공의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 및 서비스 품질 개선으로 소비자 만족도 증진이 우선적으로 기대된다. ‘국내선 독점’의 장애물 제거는 캄보디아 항공산업의 큰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시아누크빌 해변과 앙코르와트(시엠립) 등 다소 거리가 있는 캄보디아 국내 관광지 간을 연결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캄보디아는 국내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태국·베트남의 패키지 여행코스가 아니라 하나의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시엠립과 시아누크빌의 관광 인프라(도로, 숙박시설 등) 개선이 진행 중인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필리핀항공(Philippines Airlines)과의 파트너십 효과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산미구엘사는 필리핀항공의 모기업으로, 적자를 기록 중이던 필리핀항공의 지분 49%를 2012년 5억 달러에 인수했다.‘프놈펜-마닐라’구간 항공편이 아직 없어 단독 항공편 신설 시 미주와 유럽 등지에 취항하는 필리핀항공의 네트워크와 연결돼 그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캄보디아 국내선 시장이 경쟁체제로 발전하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톤레삽항공(TonleSap), 스카이윙아시아항공(Sky Wing Asia) 등이 시장에 진출했으나 정기선 운영이 부진해 현재 전세기 운영만 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정부가 51%의 지분을 소유해 어느 정도의 기득권을 보유하고 있고, 기존 운영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앙코르에어와의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있다. 또한 두 항공사의 독과점 구도로 발전하지 않도록 관계당국의 주의가 요구된다.

(자료제공 : 조원기 프놈펜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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