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주요 4대 국영은행은 부동산을 담보로 한 부실 부채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해당 은행들은 부채를 신속하게 처리하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둔화하면서 은행들의 부채 청산 노력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베트남 국영은행 4곳은 지난해에 해당하는 연결 재무제표를 감사를 거쳐 발표했다. 4대 베트남 국영은행에는 비엣콤은행(Vietcombank), 비엣틴은행(VietinBank), BIDV은행, 아그리은행(Agribank)이 포함돼 있다. 재무제표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들이 보유한 담보 가치는 각각 2000조VND를 초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위는 아그리은행으로 보유 중인 담보 자산은 2530조VND에 육박했다. 그 뒤를 이어 비엣틴 은행의 담보 가치는 2500조VND이며, BIDV은행은2460조VND, 비엣콤은행은 2100조VND에 해당하는 담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담보 종류를 살펴보면 부동산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특히 아그리은행의 경우 부동산으로 구성된 담보물은 약 2290조VND로 전체 담보 중에서 약 91%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말과 비교할 때 13% 증가한 수준이다.
나머지 3개 은행의 경우에도 총 담보물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8~74%로 높았다.
은행들은 대출을 제공할 때 부동산을 담보로 선호한다. 금융데이터 서비스 제공업체인 핀그룹(FiinGroup)의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 은행 시스템의 전체 대출 담보물에서 부동산은 최대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 산업에서 부동산 담보 가치는 최대 1경6000조~1경7000조VND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베트남 은행 아카데미의 팜티황안(Phạm Thị Hoàng Anh) 부국장은 “현재 은행 담보 자산은 매우 다양하다. 부동산에서부터 차량, 오토바이, 요트, 예금 까지 망라돼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베트남인들은 부동산 자산이 가격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향후 상승할 거라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대출을 거래할 때 가장 인기 있는 주된 담보는 부동산이다.
은행들은 부동산을 담보 자산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부동산은 가치를 평가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부동산은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대출을 지급한 이후에도 담보 가치를 추적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상품과 비교할 때 부동산은 유동상이 항상 높다. 이로 인해 담보로 부채를 회수할 때 부동산은 편리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둔화되면서 은행들은 부동산을 담보로 한 부실 채권을 매각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들은 대규모로 채권을 매각하고 있지만 부동산 담보를 처리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일례로 비엣틴은행은 BBP 제지회사의 부채를 매각하기 위해 경매에 내놨지만 18차례에 걸쳐 유찰됐다. 지난해 6월 30일을 기준으로 해당 부채의 잠정 가치는 3892억VND로 집계됐다. 비엣틴은행은 최근 경매에서 BBP 제지회사의 부채 가격을 650억VND로 크게 하향조정했지만 아직까지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부동산 시장과 기업 채권 시장은 둔화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을 담보물로 갖고 있는 은행들은 더 큰 위험을 직면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핀그룹은 보고서에서 ‘베트남 은행 시스템은 잠재적으로 부동산 신용 포트폴리오에서 촉발될 수 있는 부실 부채 위험을 직면하고 있다’라며 ‘현재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담보 부동산을 매각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량 부채를 매수할 수 있을 만큼 금융 역량이 높은 투자자를 물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부동산과 같은 담보 자산을 처리하려면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그 과정도 결코 쉽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함아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