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엄마처럼 베트남 학생들 가르치는 한국인 강사
사랑하는 엄마처럼 베트남 학생들 가르치는 한국인 강사
  • 베한타임즈
  • 승인 2023.09.13 11: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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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년 동안 리디아 박(Lydia Park/한국명 박소현)은 '가을 만남(Autumn Meeting)' 시네마 프로젝트를 통해 연기 강의를 진행하면서 베트남 학생들에게 특별한 감성을 키워왔다.

학생들은 연기에 대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한국인 강사는 자신의 생각을 몸짓으로 표현한다.

연세대학교의 강사로 활동 중인 리디아 박은 매년 2주간 베트남에서 판당디(Phan Đăng Di) 감독과 프로듀서 쩐티빅응옥(Trần Thị Bích Ngọc)이 개설한 영화 강좌 '가을 만남'을 통해 학생들에게 연기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박 강사는 지금까지 6년 동안 이 수업에 기여해 왔다.

점차 베트남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커져 가족처럼 여기고 있다.

"2016년에 처음으로 가을 만남에 참여했다"라고 그녀는 베트남 플러스(Vietnamplus)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 당시에는 한 번만 참여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후 여러 번 돌아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베트남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박 강사는 베트남 어린 학생들을 가르칠 때면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어릴 적 내 꿈처럼 좋은 배우가 되겠다는 아이들의 꿈과 욕망, 열정이 보인다."

"베트남 학생들은 가끔 잊고 지냈던 내 자신을 일깨워주고, 내 원동력을 일깨워준다."

박 강사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가르칠 때 학생들을 자식처럼 사랑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 지주라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나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아이들과 공유하고 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박 강사는 배우의 의무는 다양한 얼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중에 수천 개의 역할을 연기하려면 학생들은 적절한 재능을 동원하여 연기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그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 학생들은 승리부터 실망, 행복부터 슬픔까지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들의 '판도라 상자' 안에 숨겨져 있는 경험과 감정이 모두 담겨 있다."

박 강사는 베트남 학생들의 장점으로 단순함과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점을 꼽았다. 마치 무언가를 쓰고 색을 칠할 준비가 되어 있는 백지처럼 그들이 수업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박 강사는 베트남 영화계 전문 배우들의 연기 훈련에 대한 실증적 연구로 미국 캘리포니아 로드앤드대학교(Lordland University)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어떤 면에서 베트남 학생들을 위한 교수법은 우타 하겐(Uta Hagen), 콘스탄틴 스타니스랍스키(Konstantin Stanislavski), 그리고 내 자신 리디아 박의 철학이 결합된 것이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리디아 박은 베트남 학생들이 연기를 하지 않는 것처럼 연기할 수 있도록 진정성의 정점에 도달하기를 원한다.

"내 임무는 학생들이 스스로를 개발하고 내면의 다양한 면을 열도록 돕는 것이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조금씩 설명하기보다는 방법을 알려준다."

한국의 여러 유명 대학에서 2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 박 강사는 2021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응웬뜩뚜이티엔(Nguyễn Thúc Thùy Tiên), 배우 란탄(Lãnh Thanh), 서커스 공연자 꾸옥꺼 - 꾸옥응이엡(Quốc Cơ - Quốc Nghiệp), MC 피린(Phí Linh), MC 꽝다이(Quang Đại) 등 많은 베트남 유명 인사들도 가르쳤다고 말했다.

그녀는 가을 만남이 다낭 아시아 영화제와 협력했다는 것은 프로제트의 규모가 더욱 확장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규모가 중요하지만 깊이와 질도 중요하다.

"워크숍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강의실 환경을 보완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박소현은 한국과 여러 나라에서 배우와 연기 코치로 활동한 지 35년이 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과 미국 연기법의 계보를 잇는 우타하겐 연기법을 미국에서 공부했다.

따라서 그녀의 연기 트레이닝 시스템은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과 우타하겐 연기법에 배우이자 연기 코치로서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비결을 결합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설계됐다.

"내 연기 트레이닝의 목표는 배우의 현실적이고 진정성 있는 연기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연기 수업은 주로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된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배우가 연기를 할 때 진짜 연기를 하려면 소품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맨손으로 연기하면 '귀엽다'는 느낌을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가짜 연기를 하는 것이다. 물론 가을 만남 워크숍 기간에는 학생들이 각 지역에서 간단한 소지품을 가지고 오기 때문에 발표에 필요한 소품을 준비하기 어렵고, 주최 측에서 단기간 동안 강의실을 임시로 설치하기 때문에 소품 준비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생들은 현장에서 구할 수 있는 '대체 소품'을 찾는 방식을 '숙지'하고, 주최 측은 강의실에 책상, 의자 등 기본 소품을 미리 배치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박 강사는 배우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내 안에 있는 무한한 자원을 동원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우가 되는 길은 매우 길고 멀기 때문에 한 순간에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거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쉽게 포기해서는 안된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항상 자신 안에 있는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 연습을 계속하다 보면 기회가 오면 준비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강사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베트남 영화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녀는 현재 한국-베트남 합작 영화에서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베트남 젊은 배우들의 열정을 마치 거대한 폭발력을 잠재하고 있는 용암과 같다"고 말했다.

"내 박사 학위 논문은 베트남 배우의 연기 훈련에 대한 세계 최초의 실증적 연구로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따라서 영화 과정에서 연기 훈련에 초점을 맞춘 '포럼'을 열 것을 추천하고 싶다. 세계 각국의 학자들이 연기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베트남의 연기 훈련 시스템이 발전하여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완성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향기

리디아 박은 베트남어로 '라우 무이' 또는 '응오'(고수) 냄새를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한국인은 싫어한다고 말했다.

2016년 다낭에 왔을 때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그 냄새를 맡았다고 했다. 그러다 고수가 베트남의 식당에서 인기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미국에서 유학할 때 야채 가게에서 계산원으로 일했다"라고 말했다. "매우 피곤한 어느 날 손님이 카운터에 무언가를 올려놓았는데 향기로운 냄새가 났다. 어디서 나는 냄새인지 궁금했는데 '응오'였다. 난생 처음 맡는 신선한 향기에 모든 피로가 사라졌다. 향기처럼. 우리 강아지의 향기와 같은 향수가 베트남 식물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그 이후로 "응오" 광팬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식물이라 남편이 집 뒤뜰에 심어주었다고 말했다.

"거의 매일 샐러드처럼 먹는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응오'를 너무 좋아해서 바비큐에 싸서 먹거나 라멘에 넣어서 먹기도 한다."

그녀는 베트남은 '응오'뿐만 아니라 마음속의 향기와도 같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오면 편안함을 느낀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확실한 것은 베트남을 사랑하고 특히 베트남의 학생들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이어 "한국에서 온 연기 선생님이 아니라 같은 꿈을 가지고 같은 길을 걷는 선배로서, 더 나아가 꿈을 이루길 간절히 바라는 엄마로서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리디아 박은 영화 'Fuck Up Shoes'(2003), 'Hansel & Gretel'(2007), 'Mission Impossible: Kidnapping Granny K'(2007), 시리즈  'Princess Hours', 'She is Wow'(2013) 등에 출연했다.

현재 연세대학교와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연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베트남뉴스 TTX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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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대 2024-01-10 20:53:29
위 기사를 잘 읽어보았습니다. 제법 긴 기사인데, 특히 박소현 님의 말씀 가운데 귀담아 들을 귀절들이 많아서 거듭 읽었습니다. 박소현 님의 베트남 사랑은 각별한 만큼 베트남 젊은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적지 않이 주고 계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 역시 베트남을 아끼는 한 사람으로서 깊은 감사를 드리며 마음으로 늘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