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공의 마지막 초상화가 : 반세기의 영혼들
사이공의 마지막 초상화가 : 반세기의 영혼들
  • 베한타임즈
  • 승인 2016.06.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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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에 가까운 나이지만, 뜨 호아 러이(Từ Hoa Lợi)의 머리는 여전히 칠흑 같고 단지 몇 가닥의 흰머리만이 있다. 사이공의 마지막 초상화가인 러이(Lợi)는 자신 안에 항상 자신의 직업에 대한 염려를 가지고 지난 몇 십 년 동안 여전히 후계자 없이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다.



직업을 택한 것이 아닌 직업이 날 택한 것이다

현재 러이(Lợi)씨에게는 건축가인 아들이 하나 있는데, 어린 시절 그는 자신의 아들이 초상화가를 이어서 하기를 원하였지만 그의 아들은 "아버지, 죄송합니다! 저는 5, 6시간동안 화판 앞에 앉아 있을 인내심이 없고, 저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직업을 택할 것입니다" 라고 목메어 말했다.

러이 씨는 '내가 직업을 택하는 것이 아닌 직업이 날 택하는 것이다' 라는 말이 정말 옳고, 그의 초상화가라는 직업이 그의 아들을 택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매우 슬퍼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던 젊은 시절, 그의 부모는 그가 의사가 되기를 원하였고, 1년 동안 교육을 받았지만 그의 화판에 대한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는 현재까지도 초상화가라는 직업의 길을 따르고 있다. 그 모든 희망을 걸은 한 명의 제자를 찾았지만 그 제자 또한 이 직업을 그만두고, 더 적합한 직업을 찾기 위해 그림 가게를 정리했다. 실로 직업에 열정을 가진 누군가만이 그 직업을 오랫동안 지속 가능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매우 쉽지만 혼을 넣는 것은 어렵다

익숙한 처마에서, 아침 8시마다 그는 담배와 빗자루 그리고 화판, 그가 직접 목화와 대나무로 만든 붓을 정돈해 나와 오후 5시 정각에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오랜 세월 반복해왔다.

그의 흑백 초상화들을 보면 모습, 얼굴의 윤곽을 묘사할 뿐만 아니라 인물의 심정과 행동을 표현하고 있다. 두 눈과 웃는 입 또는 표정 또한 그는 명확하게 묘사해 놓았고, 매번 그릴 때마다 그는 주변의 모든 일들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그림에 혼을 넣는 것처럼 집중해왔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그런 깊은 감정과 영혼을 가지고 있다.

예스러움이 섞인 소박하고 간단한 흑백의 두 가지 색상의 초상화는 각각의 작품에 대한 진중함을 표현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그려졌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것은 쉽지만 그림에 혼을 불어 넣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라고 말한다.

멀거나 가까운 곳에 사는 손님들이 찾아와 기념이라 부를만한 어떠한 조그마한 것을 간직하기 위해 흐릿하고 너덜너덜한 오래된 몇 장의 사진들을 가지고 그에게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한다. 반세기가 넘게 일을 해왔지만 그는 단 한번도 손님에게 그림을 주는 약속을 깨지 않았다. 매일 붓을 쥐고 그림을 그릴 때 그는 인생이 얼마나 기쁘고 아름다운지 깨닫게 된다. 사람들이 붐비고 시끄러운 차들이 많은 디엔 비엔 푸(Điện Biên Phủ)거리지만 그는 여전히 그곳에 앉아 자신의 그림에 집중하고 있다.


늙은 화가의 자기만의 구석

그가 세를 얻은 4층의 작은 계단 사이에서, 작업 도구를 어깨에 메고 오르고 내려가는 일은 그에게 버거운 일이다. 두 다리와 두 팔은 여위었고 한 걸음 한 걸음이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건강하고 두 눈은 반짝인다. 그는 방 안에 동물이나 사람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그림들을 가득히 놓지만 그는 동물을 그리는 것을 더 좋아하고, 마치 그의 마음 속 창조에 대하 열정이 아직 멈추지 않은 것 같다.

구석에 기타가 놓인 방 안에서, 3시간 동안에 3명의 음악가의 초상화를 그려내었고 그 중에는 음악가인 찐 꽁 선(Trịnh Công Sơn)이 있었다. 젊은 시절 그는 기타를 연주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었지만 무대에서 공연하던 중 아내가 사고를 당하고 그때부터 그는 자신의 죽은 아내와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기타 연주를 그만 두었다.
그의 아내는 서커스 단원이었고 이야기 할 때 그의 눈빛은 슬픔으로 물들었지만 두 손은 여전히 초상화 위의 각각 굵고 얇은 획들을 칠하는 것에 몰두하고 있었다. 분주한 사이공에서 이 늙은 화가의 눈물 젖은 초상화가라는 직업이 계속 유지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베트남뉴스_판지앙(Phan Giang), 쯔엉 안(Trương Ánh)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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