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장미 한다발과 무소불위(無所不爲) -다당제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기자수첩] 장미 한다발과 무소불위(無所不爲) -다당제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 베한타임즈
  • 승인 2017.05.1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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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 후보가 확정됐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총 투표에서 41% 득표를 얻어 후보자 중 최대 지지를 얻었다. 전임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헌정공백 사태로 치뤄진 5월 대선은 이렇게 문재인 당선인에게 장미한다발을 안겨줬다.

우리가 지금 목도하는 이 같은 변화는 민주주의 관점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는 민주주의에서 당연한 결과며 핵심적인 사회동력이다. 정권교체의 확실성은 정치권력을 지속적으로 긴장시키며 선순환 효과를 통해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주요 기제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일부 국가를 제외한다면 사실상 10년 이상 동일 정당이 장기 집권하는 정치선진국은 어디에도 없는 이유다. 그것이 바로 이념보다 앞서는 수준 높은 전략투표의 결과다.

87년 민주화 체제 이후 우리는 두번째 정권교체를 경험하고 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일반적으로 행정부의 힘이 가장 막강해지는 시기는 인수위 기간과 마지막 레임덕 기간을 제외한 2~4년 사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막강한 추동력을 얻게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정권교체가 아니었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바로 시작된다. 여기에 소속정당인 민주당은 이미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원내 제1당으로 등극하면서 국정운영의 절대적인 기반될 전망이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행정부와 의회를 동시에 장악하게 됐다. 2020년 20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3년간 누릴 수 있는 막강한 힘의 쏠림이다. 이는 마치 행정부와 의회 과반을 확보했던 지난 박근혜 정부의 초기현상과 비슷한 양상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가장 용이하게했던 것은 다당제의 출현이다. 주요 정당 후보들이 표를 나눠 과반수가 아님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월등히 앞서 당선됐다. 본인 스스로가 잘했다기보다는 전임정권의 실정으로 당선됐다는 분석이 뒤따르는 이유다.

사실 자금의 다당제는 정치인들 그들의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라 국민적 선택에 의한 결과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핵심권력의 중심으로 촘촘히 모여있던 권력의 지향점들이 너도나도 국민을 대변하겠다고 선거판으로 뛰쳐나간 결과다. 선거직후 한국의 정치판은 언제나 그렇듯이 이합집산 해왔다. 집단탈당사태가 이뤄질지 다시 양당체체가 복원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당제는 정당체제에서 의회 거대정당의 출현을 막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지속적인 협력을 요구하는 정당체제다. 다당제는 국민들의 다양한 이익을 대변하고 협치와 토론의 장을 제공할 수 있다. 촛불집회가 말해주듯이 이제 정치에 대한 다양한 욕구가 있는 시대에는 양당제도는 국민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가 없는 점이 많다.

불과 6개월 전 우리는 국가의 주요기관들이 한 비선실세에 의해 농락당하는 국정을 봤다. 권력이 한축으로 쏠려 정점에 다다랐을때 나타나는 폐혜를 모두가 목도했다.

그 동안 양당체제에서 기존 정치인은 거대당의 기득권을 한껏 누리면서 책임없는 과실만을 따온것이 사실이다. 고착화된 양당제의 폐혜는 비단 의회 체제의 보수성 뿐만 아니라 정권내각의 보수성까지 연결된다. 3당이나 4당체제가 정착되고 어느 일방이 독주하는 일이 없다면 무소불위 정치권력은 쉽게 탄생하기 힘들 것이다.

작금의 정권교체를 보면서 사회 변화에 대한 욕구가 얼마나 큰지 우리 스스로가 체득했다. 이제 대통령의 독주도 싫고 의회권력의 남용도 싫다는 국민들이 많다.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이루려면 양당제도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다당제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이다.

[베한타임즈=김태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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