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화가, 찌득(Tri Duc)
모래 화가, 찌득(Tri Duc)
  • 베한타임즈
  • 승인 2014.02.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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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손이 모래 위를 스쳐지나 가면, 30초가 채 되지 않아서 그리운 농촌의 풍경, 농라(non la)를 쓴 여성, 바닷가 마을, 초상화 그리고 하노이 도시 풍경 등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또한 전등 기술을 통해 모래 그림들은 조명이 더해 져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욱 큰 감명을 받게 한다. 찌득(Tri Duc)씨는 예술성이 짙은 한 음악 프로그램과 더불어 이러한 모래 공연을 연출하면서 관객들에게 매우 특별한 인상을 남기고 색다른 감동을 주어 감탄을 자아낸다.

즉흥적으로 그리는 모래 그림

찌득 씨는 모래 공연예술가로 불리며, 모래로 펼쳐지는 예술 공연 프로그램을 대중에게 선보인다. 그의 공연은 재즈 음악을 연주하는 연주가와 함께 매일 밤 펼쳐진다. 그는 늘 같은 그림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날의 느낌에 따라 창의적이고 즉흥적으로 다른 그림을 그린다. 많은 분야의 예술 공연들은 모래 그림 공연도 마찬가지이지만 반드시 공연을 하는 사람의 특별한 재능을 필요로 한다. 보통 춤이나 노래, 악기 등으로 어떠한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베트남에서 모래를 이용한 예술 공연은 아주 낯선 것은 아니지만, 찌득씨의 공연 같은 매우 독특한 형식의 모래 공연 장르는 그가 처음 도전한 것이라 한다. 그는 "저는 저의 조국 베트남을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 베트남에 대한 모든 것을 그리고 싶습니다." 라고 그의 예술에 대한 포부를 전했다.



우연처럼 찾아온 계기

사실, 그가 모래를 사용한 공연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매우 우연한 일로부터 시작되었다. '사랑하는 조국 베트남 21' 프로그램의 각 공연에서 고향 마을의 풍경을 삽화로 표현해줄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그때 그가 이 일을 하겠다고 지원했다고 한다. 프로그램 대표 딘안융(Dinh Anh Dung)씨는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그는 모험을 택했다. 결국 그의 결정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모래를 이용한 그림을 통해 예술 공연의 이해도를 높이고 공연이 더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그 누구도 찌득 씨가 이러한 공연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그는 프로그램의 대본을 가져다 줄 것을 부탁하여 다른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많은 연구와 연습을 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의 노력이 헛되지 않아 그가 참여한 공연마다 관객들에게 큰 호응과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랑하는 조국 베트남 21' 프로그램에서 얼마간 공연을 계속하고 있던 중, 모래 그림 사업자들이 찾아와 찌득 씨와 전속 계약을 맺고자 했다. 그러나 찌득 씨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래를 이용하여 예술 공연을 하는 것이지 그들의 뜻대로 그들이 생각하는 모래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며 그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인형극으로부터 시작된 예술

찌득 씨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화가는 아니다. 하지만 순수 예술계에서 그는 꽤나 유명한 예술가이다. 그는 인형극 예술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그의 아버지를 따라 인형극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이는 그의 예술 인생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은 베트남에서 인형극을 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소득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생계를 위해 인형극 극본쓰기, 인형을 만들어 기업에 공급하기, 극에 필요한 도구와 의상 디자인하기, 그림 그리기, 편집하기 등의 전반적인 일을 모두 병행해야 했다. 때문에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잡다한 일을 도맡아 해왔다고 한다. 그는 이 다양한 작업들을 통해 자연스레 세심하고 상상력이 풍부해졌다고 한다. 인형극에 관한 일을 하면서 그가 가장 좋아하게 된 것은 어린이라고 했다. 어른들은 틀에 박혀있어 창의력과 상상력에 제한되어있는 반면, 어린이들은 늘 새로운 것을 향해 높이 날고 체험하려고 하며 상상력이 풍부하다. 이 때문에 그는 그의 주요 관객 대상자를 어린이로 정하였고, 늘 자신이 간절히 바라던 세상 속에서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인형극으로부터 시작된 그의 예술에 대한 열정은 이제 모래 그림으로 매일 펼쳐지고 있다.

(베트남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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