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한타임즈 한미 기자의 이란 여행기 1
베한타임즈 한미 기자의 이란 여행기 1
  • 베한타임즈
  • 승인 2018.06.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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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베한타임즈 기자로 일하고 있는 베트남인 한미입니다. 저는 최근 중동 지역의 이란을 여행하고 돌아왔습니다. 베트남에 돌아온 지 한참 됐지만, 여전히 저에게 삶에 새로운 에너지를 준 여행으로 기억됩니다.

절벽의 산속마을 머술레(Masuleh)

전 세계 배낭여행객들의 필독 잡지인 ‘Lonely Planet’에 따르면 이란 머술레(Masuleh)지역은 여행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큰 기대 없이 머술레를 찾았다. 그러나 의외로 여행 내내 머술레는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0세기경 해발1050미터 고지대에 건설된 머술레(Masuleh)는 이란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이다. 카스피해 근처 알보르즈(Alborz)산을 맞대고 있는 머술레는 이란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필수 코스라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 중 하나로, 사막의 무더운 기후가 일반적인 이란에서 매우 시원한 곳이다. 마치 베트남의 달랏 기후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푸른 나무들이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고, 봄날씨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장거리 여행으로 인해 지쳤던 필자는 조금은 쌀쌀했던 오후 머술레에 도착했다. 비교적 높은 습도에 풀과 나무가 우거진 마을의 분위기는 깊은 숲속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었다. 마을에 있던 작은 빵집에서 먹은 바삭한 빵과 손으로 직접 뜬 양말을 파는 가게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다.

머술레에 가면 향기로운 차와 함께 시샤라 불리는 물담배도 꼭 피워보길 바란다. 베트남 돈으로 7만동 정도인 시샤에 불을 붙인 뒤 깊이 들이마시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작은 카페에서 시샤를 피우는 사람들은 서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눈다. 쌀쌀한 밤, 처음 본 사람들도 친구가 되고, 우리의 이야기는 밤늦게까지 이어진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밤이었다.

 

아름다운 밤이 지나고 이튿날 아침 이슬이 지기 전 필자는 마을 산책에 나섰다. 아주 오래된 이 마을의 집들은 흙과 나무로 만들어졌다. 화려한 채색이나, 타일 장식 같은 기교는 찾아볼 수 없는 수수한 모습들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따스한 느낌을 주는 나무창과 창틀에 떨어질듯 아슬아슬하게 올려놓은 작은 화분들은 밋밋한 흙벽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집들은 공간을 서로 공유한다는 점도 색다르다. 아랫집의 지붕은 윗집의 길이 되는 식이다. 산책을 하다 지치면 아랫집의 굴뚝 옆에 기대 쉴 수 있다.

마술레 주민들의 하루는 보통 오전 10시에 시작되는데, 여행 관련 업종이 대부분이다. 거의 모든 가정은 홈스테이(homestay)를 제공하고, 많은 주민들이 기념품점, 식당, 그리고 사진사로 일한다. 마을주민 대다수가 여행업 관련 일에 종사하며 생계를 유지한다.

[베한타임즈=한미 응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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