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구한 마약, 한국으로 흘러간다?
베트남서 구한 마약, 한국으로 흘러간다?
  • 정진구 기자
  • 승인 2019.04.23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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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시, 마약거래 증가에 마약과의 전쟁 선포

 

얼마 전 한국 충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약 소지 혐의로 30대 초반의 최모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최씨가 소유하고 있던 필로폰 128.57g과 엑스터시 359정 등도 압수했다. 이 정도 양이면 4000명 이상이 동시 투약할 수 있을 정도의 많은 양이다.

최씨는 이 마약을 지난 2월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마약 구입에는 해외 환전사기 등 한국 경찰로부터 기소중지 돼 있는 또 다른 한국인 양모씨도 연루돼 있다. (베한타임즈는 지난 2월 19일자 신문에 양씨 관련 뉴스를 보도한바 있다.)

양씨의 도움으로 호치민시에서 마약을 구한 최씨는 이를 가방과 속옷 속에 숨긴채 한국에 들어갔다. 2월 12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입국 과정에서 이 많은 양의 마약이 보안검색대에서 적발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최씨는 마약을 한국에서 유통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각종 마약 스캔들이 한국을 강타하고 있다. 한때 마약청정국으로 불렸던 한국에서 마음만 먹으면 마약을 구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코카인, 헤로인, 필로폰 등이 다양한 루트를 통해 해외에서 한국으로 흘러들어간다.

과거에는 주로 대만, 에콰도르, 미국으로부터의 마약 밀수입이 성행했다면 근래에는 동남아국가를 통한 유입이 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말레이시아인들이 필로폰을 한국에 대량으로 유통하다 적발됐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한국이 동남아시아 마약조직들의 주요 수출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씨의 사례에서 보듯, 한국과의 교류가 크게 늘고 있는 베트남을 통한 마약 거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SNS 통해 이루어지는 마약 밀매

호치민 공안에 적발된 마약

실제로 최근 호치민시에서 잦은 마약 사건이 발생해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시는 아예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황이다.

강력사건은 물론, 대형 교통사고 등이 마약을 복용한 피의자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베트남뉴스 보도에 따르면 호치민시에는 공식적으로 약 2만3000여명의 마약중독자가 등록돼 있으며 이는 전국의 10%에 해당한다. 마약 관련 범죄는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나 증가했다. 베트남 공안부 장관 또럼(Tô Lâm) 대장은“마약은 모든 범죄의 어미니”라고 칭하며 범죄와 마약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호치민시에서 마약이 널리 퍼지고 있는 큰 원인은 구입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온라인 마약 구매가 일반화되면서 공안 역시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

또한 북부 산악지역의 마약조직을 단속하면서 조직 일부가 남부지역으로 이동해 호치민시를 마약의 해외 유통 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호치민시 세관 당국에 적발된 대량의 마약 중 일부는 미국, 캐나다, 유럽국가들로부터 배달 된 일반 소포에 숨겨져 들어오기도 했다.

한국 교민들과 여행객들도 마약에 노출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호치민시 한국 총영사관의 이희석 경찰영사는 “한 달에 한두번 꼴로 마약에 중독된 한국인들이 영사관에 도움을 청하고 있다. 일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어린 학생들까지 마약의 유혹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에서 마약에 대한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호치민시 정신병원의 후잉탄히엔(Huỳnh Thanh Hiển) 박사는 “마약을 통해 환각증상과 공격성이 높아질 수 있으며 장기간의 복용은 신체 및 인지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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